詩-깨달음

얼룩말과 사자

신타나 2005. 6. 1. 10:50

 

                        얼룩말과 사자

 

 

 얼룩말은 기도할까요?
 자신의 목숨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악마의 무리를 없애달라고 말입니다.
 또한, 굶주리는 일이 없게끔

초원에 항상 부드러운 풀이 무성하게 자라도록

건기(乾期)를 없애달라고 말입니다.

 

 사자는 기도할까요?
 굶주리는 동족을 위하여

 더 많은 수의 어린 얼룩말들이
 초원에서 뛰놀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서 얼룩말의 뒷발에 채여
 죽어 가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입니다.

 

 사람들은 기도할까요?
 저 넓은 초원에서 얼룩말과 사자가 죽고 죽이지 않으며
 사이좋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얼룩말도 사자도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멀리서 바라보기 좋게끔

 그저 평화로운 모습만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신(神)은 이들의 기도를 들어줄까요?

     얼룩말의 편에 설까요, 사자의 편에 설까요?
     아니면,
사람들의 손을 들어줄까요?... 
 

 

  자란 김석기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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