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운명

신타나 2005. 6. 1. 23:25

 

                            운명  
 

 


   눈물이 안 배인 웃음이 얼마나 메마른 것이며
   슬픔을 모르는 기쁨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
   비겁을 안 거친 용기가 얼마나 무모한 것이며
   패배가 전무한 승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참담을 안 겪은 은총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는

 

   눈물은 많아도 늘 웃는 모습으로
   슬픔처럼 잔잔한 기쁨을 간직한 채
   비겁함을 동정하나 억누름에 분노하고
   패배로 만들어진 승리를 다듬어 가며
   지난 시간의 참담이 곧 은총이 아닌가 생각하는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오늘도 누군가와 싸우고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힘센 자에게 고개 숙이다가도
   '나의 운명은 왜 이럴까?' 스스로 눈물지으며
   神을 생각하고는 고개를 저었던 그에게
   깨달음의 언어가 햇살처럼 빛난다.

 

          - 우리의 행, 불행…
             이 모든 것들이
             바로 우리의 운명이요
             또한, 그대로 자연이라 -

 

 

  

   '93 어느 가을날 대전엑스포장에서.  자란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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