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계절
김석기
벚꽃이 활짝 피어 사람으로 넘쳐나던 거리
이제는 푸르름이 하늘을 덮고 있습니다
꽃 피던 봄의 어수선함은 사라지고
여름으로 가는 길목이 아늑합니다
비 온 뒤의 평안함이 매달려 있습니다
계절의 거리를 지나며
마음은 늘 싱그러움에 가득 물들곤 합니다
하늘엔 한 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마음속 부끄러운 구름은 계절의 빛에 담겨 지난가을
낙엽으로 이미 묻히었습니다
혹 남은 부끄러움마저 바람이 실어 갑니다
나는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계절과 계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드넓은 초원을 달리는
한 마리 사자이며 한 마리 얼룩말입니다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