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모습 지금 이 모습 / 김신타 나는 지금 이 모습으로 살아있으나 어떠한 모습을 가진 무엇이 아니라 아무런 형상이 없는 존재일 뿐이다 없음의 있음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모습은 오감에 의한 환상일 뿐이며 때가 되면 스러지는 허상인 것이다 그러나 환상 또한 아름다운 삶이고 환상이기에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 모습이야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그러한 내가 여기 이렇게 존재한다 지금 이 모습이 아니어도 영원하며 어디 있을지라도 지금 여기일 뿐인 詩-깨달음 2023.03.30
살구꽃 핀 날 살구꽃 핀 날 / 김신타 가로등 환한 불빛 아래 길을 나서다가 집 앞에 살구꽃 피었다고 전화합니다 함께할 수 없는 그대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삼월 중순의 봄밤 어둠의 고요와 함께 천변길 걷습니다 어쩌면 그대와 내가 함께 걷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전화할 수 있는 그대가 있는 것만으로도 밤중에도 얘기 나눌 수 있는 그대가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나의 365일은 날마다 살구꽃 활짝 핀 봄날입니다 신작 詩 2023.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