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꽃의 향기

신타나 2020. 11. 25. 00:33


꽃의 향기

신타


잘 씻지 않는
사타구니 냄새가
바로 꽃의 향기였다니

오월 어느 날 코를 박고
한참을 숨 들이쉬던 곳이
장미 부인의 그곳이었다니

유월을 유혹하던 밤꽃향이
밤송이처럼 머리를 깎은
사내들의 정액이었다니

그러고 보니 그렇다
그곳에서 자녀가 잉태되듯
꽃들도 그곳에서 열매 맺는다

다만 꽃들은
낮에 사랑을 속삭이고
우리들은 어두운 밤을 사랑한다

부끄러울 것 하나 없이
암수 모두 태양 앞에서
생식기를 드러내놓는다

잎으로 가릴 것 없이
손으로 감출 것도 없이
무엇 하나 숨기는 것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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