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235

주체인 '나'와 대상인 '몸'

주체인 '나'와 대상인 '몸'모든 대상은 의식 속에 나타난 것일 뿐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은, 1층을 짓기도 전에 2층을 지으려고 하는 것과 같은, 한마디로 너무 앞서 나간 주장이다. 보통의 우리는 주체인 '나'와 대상인 '몸'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에도 힘들어하는데, 대상인 몸이 허상이라고 하는 주장은 지나치게 앞서 나간 가르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우리가 지금 깨달아야 할 앎은, 주체와 대상이 하나가 아닌 둘이라는 사실이다. 분리를 알고 난 뒤에야 분리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분법에 빠져보아야 불이법이 진실임을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아가 내면에 있는 주체로서의 나는 보이지 않는 존재이며, 현실적으로 감각되는 몸이라는 것은 주체가 아니라 대상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

깨달음의 서 2024.10.31

내가 하는 일은 없다

내가 하는 일은 없다신은 신과 함께하는 나를 통해서 신 자신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나는 나와 함께하는 몸과 마음을 통해서 나 자신을 드러냅니다. 그러므로 나 또는, 나와 함께하는 몸과 마음이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몸과 마음을 통해서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신이 행하는 일일 뿐입니다. 그래서 무아 無我인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일을 내가 행하는 것으로, 즉 몸으로 사는 동안 늘 나와 함께하는 몸과 마음이 행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내가 행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몸 마음이 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몸으로 사는 동안 나와 함께하는 몸과 마음을 통해서 신이 행하는 것일 뿐입니다.물론 이와 같은 사실을 처음부터 알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내가 몸이거나 마음인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또한, ..

깨달음의 서 2024.10.31

주관과 객관

주관과 객관 아상이란 주관적 판단을 말하고 법상이란 객관적 판단을 말하나, 아상과 법상 모두 주관적일 뿐이다. 법상이란 객관적인 진리가 외부에 존재한다는 착각을 하는 것일 뿐, 아상이든 법상이든 그것이 진리라는 믿음은 각자의 내면에 있는 주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 각자가 생각하는 객관이 곧 주관이다. 객관이란 하늘에서 떨어진 무엇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생각하고 믿는 바가 바로 객관일 뿐이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 믿는 바가 객관이라는 믿음과 함께,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은 믿음일 것이라는 주관적 판단을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저마다 주관적인 생각 속에 있는, 객관에 대한 관념이 서로 같을 수 있는지를 말이다. 착각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깨달음의 서 2024.10.31

개체의식이 환상이다

개체의식이 환상이다 '분리된 나' 즉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내가 있다는 개체의식이 환상인 거지, 우리가 보통 나라고 믿는 몸과 마음이 환상인 것은 아니다. 물론 나라는 존재는, 몸 또는 마음이 아니라 의식일 뿐이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몸은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의식 안에서는 분리된 나 또는 독립된 나라는 게 없다. 그래서 무아 無我인 것이다. 의식에 있어서 개체의식이란 환상이며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전체 의식 속에 스며들어 있는 개체인 동시에 전체이다. '개체인 동시에 전체'라는 말은 비유하여 설명하자면 이렇다. 한강 물이 서해로 흘러 들어가 바닷물이 되면, 강물인 동시에 바닷물이 되는 것이지 한강 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한강 물이 따로 있고 바닷물이 따로 있는 것도..

깨달음의 서 2024.10.26

'신으로서의 나'와 '개성적인 나'

'신으로서의 나'와 '개성적인 나' 혼자 있는 시간에 스스로 자신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모습(기억되는 모습이 아닌)이 바로 '신으로서의 나'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눈에 보이거나 기억되는 모습이 바로 '개성적인 나'이다. 우리는 평소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개성적인 나'를 진짜 나로 생각한다. 그러나 '개성적인 나'는 물질적인 몸과, 그리고 몸과 함께하는 마음속 의지와 지성일 뿐 진짜 나가 아니다. 진짜 나는 '신으로서의 나'이다. '신으로서의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즉 오감으로 지각되지 않는 무형의 존재이다. 무형이기에 우리 저마다의 내면에서만 인식이 가능하다. 즉 '신으로서의 나'는 '개성적인 나' 안에 고요히 그리고 조용히 머물고 있다. 안에 존재하기에 밖에서 들어오는 오감에 따라, 놀라 허둥..

깨달음의 서 2024.10.25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준 이유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준 이유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가시밭길을 헤치고 신에게 다가오게 한 다음, 신의 뜻에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려는 의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인간 대신 신의 뜻에 무조건 복종하는 로봇을 만들 수도 있으나, 그렇게 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마디로 말해, 전지전능한 신의 입장에서 볼 때 아무런 재미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한 것이다. 자유의지를 부여한 다음,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슬픔과 고통을 통해, 인간 자신에게 부여된 자유의지를 스스로 포기하게끔 하려는 것이다. 자유의지 대신 (신으로부터) 소리 없이 흐르는 영감을 스스로 알아채고, 기쁨 속에서 신의 뜻에 따르는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게 신의 목표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신 혼자만의..

깨달음의 서 2024.10.22

우리 몸은 우주 만물에 포함된다

우리 몸은 우주 만물에 포함된다 우리 저마다의 몸은 우주 만물에 포함되는, 눈에 보이는 수많은 물질 존재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앞에 보이는 물잔과 내 몸이 다르지 않다. 다만 파도와 같은 삶을 헤쳐가면서, 늘 나와 함께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애착이 가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많은 애정을 쏟았던 반려견도 떠나보내야 하는 때가 오는 것처럼, 더 많은 애정을 쏟아부었지만 우리 몸도 땅에 묻거나 불에 태워야 하는 때가 오는 것이다. 그러한 때 나는 이미 몸에서 벗어나 영혼이 되었기에,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내 몸을 없애게 된다. 격식과 예의를 갖춘다는 점이 다를 뿐, 반려견 사체를 없애는 것과 다를 바 하나 없다. 이처럼 나와 내 몸은 서로 다른 운명을 가진, 즉 갈 길이 서로 다른..

깨달음의 서 2024.10.22

'허상의 나'가 아닌 나

'허상의 나'가 아닌 나 '허상의 나'가 아닌 나, 또는 '허상의 나'를 벗어난 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체성의 나'가 아니라, 이게 바로 진짜 나 즉 '전체성의 나'이다. 개체성의 나란 너와 나로 나누어진, 지금 우리가 살아가면서 나라고 생각하고 느끼는 나, 즉 다른 사람과는 분리된 채 자신의 몸 하고만 함께한다고 생각되는 나를 말한다. 그러나 분리된 몸과 내가 함께한다고 해서, 몸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과 분리된 나란 없다. 몸은 분리되어 있을지라도 '나'라는 존재는 다른 존재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몸과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허상이 아닌 나' 즉 '실재의 나'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참으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허상인 나와 함께..

깨달음의 서 2024.10.22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우리 몸을 비롯한 지상에 있는 대상이 환상인 게 아니라, 대상을 지각하는 몸과 마음을 나라고 착각하는 게 곧 환상이다. 오감에 의해 지각되는 몸이나, 몸을 통해 지각되는 마음을 나라고 믿는 우리의 관념이 곧 환상이요 허상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감으로 지각되는 몸과, 몸과 함께하는 의식에 의해 지각되는 마음을 오랜 세월 동안 나 자신으로 생각해 왔다. 저녁 어스름에 집에 찾아온 손님을, 우리는 어쩌다 다른 사람으로 잘못 보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내가 그 손님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것이지, 그 손님이 다른 사람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몸이나 마음을 우리 자신인 것으로 생각하는 게 환상이지, 우리 몸을 비롯한 지상에 있는 물리적 대상이 환상인 것은 아니다.그런데 붓다..

깨달음의 서 2024.10.21

1회용 몸과 영혼의 관계

1회용 몸과 영혼의 관계 '나'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이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우리 눈에 뻔히 보이는 몸과는 어떤 관계일까? 다른 사람의 눈에는 물론이고 나 자신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영혼, 그 영혼의 도구가 바로 우리 저마다와 함께하는 몸이다. 천상과 지상에서 동시에 활동할 수 있지만 유형으로 드러날 수는 없는 무형의 영혼을 대신하여, 단지 지상에서만 활동할 수 있는 유형의 몸을 신과 함께 우리 스스로 창조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몸은 1회용이다. 모든 식물과 동물이 다 그렇지만, 우리 몸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없는 1회용일 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1회용인 몸을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전히 몸의 죽음이 두렵고 따라서 이를 거부하게 된다. 그러나 몸이 죽어 없어진다고 해..

깨달음의 서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