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청춘
돌아온 청춘 김석기 산길 오르다 여우비에 갑자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에서 내려 시내버스를 두 번 더 갈아타고 얼굴 마주했지만, 벗었던 배낭을 도로 메고 나와야 했으며 그녀 마음은 때아닌 눈발까지 날리는 삼월 중순 저녁 어스름이었습니다 되돌아오면 아플까 봐 미리 다독이며 갔는데 그녀 가게에서 나오자 몸은 오히려 개운했습니다 역 근처 식당에서 칼국수에 소주 한 병 마신 나는 마지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밤바람은 차가웠지만 역사에 세워둔 자전거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은 오히려 시원했습니다 가지 않았더라면 몸의 성화가 마음을 몹시 힘들게 했을 테니까요 마음이 아픈 게 아니라 몸이 아픈 게 청춘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십 대 청춘이든 돌아온 청춘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