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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 웃어야지

웃자, 웃어야지 김석기 욕실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홀로 거울과 마주하며 웃는다 다름 아닌 내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혼자 웃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울에 비치는 나와 내가 하나 되어 웃는다 거울 앞에 설 때마다 나는 언제나 웃는 모습이다 나만 보면 웃는다 잠자리에서 깨어나 홀로 웃음 짓는 내가 좋다 나를 보고 웃을 때 또 다른 나 너를 보고도 웃지 않겠는가 내가 너를 보고 웃는다 내 마음이 그리고 네 마음이 출렁거릴지라도 웃자, 웃어야지 웃지 않고 무얼 하리 무시당하면 안 된다는 젊은 생각에 날카롭게 번쩍이는 레이저 광선 그럴 수도 있지 하는 깨달음에 웃음으로 바라보는 깊은 눈빛 웃자, 웃어야지 웃지 않고 무얼 하리

詩-깨달음 2012.11.11

씨앗

씨앗 김석기 처음일까? 끝일까? 여는 싹? 맺는 열매?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원인이 되듯 씨앗도 결실도 없다 결실을 씨앗이라 부르며 씨앗을 결실이라 부를 뿐이다 나무의 기쁨과 고통을 느껴 보고자 꽃과 열매에 머무르지 않고 나무가 되고자 하는 씨앗 처음이 마지막이고 끝이 시작이다 꽃 피고 열매 열리는 것은 새로운 문이 열리는 것이며 열림이, 열림인 줄 미처 몰랐을 뿐이다

詩-깨달음 2012.11.07

담배를 생각하다

담배를 생각하다 김석기 왜 피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는 사람이 있고 안 피면, 무슨 낙으로 사느냐는 사람이 있다 무슨 이유로 피는지 나도 모를 때 있으며 안 피면 세상 살아가기 힘들 때도 더러 있다 오랜 세월 가장의 상징이었건만 이제는 시대의 죄인이 된 비 오는 날 거리에 서서 담배 피우는 사내 바라보며 담배를 왜 피울까? 그리고 어떻게 안 필 수 있을까? 하는 상념에 젖어본다 시대가 선악을 구분하고 사람이 상벌을 가릴 뿐이다

詩-그리고 또 201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