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사랑의 느낌

병이 도지다

신타나몽해 2010. 1. 18. 20:33

병이 도지다

 

김석기

 

 

술 마신 뒤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싶은

젊은 시절의 병이 오십 넘은 나이에 다시 도지다

스스럼없는 지인과 함께

장터에서 국밥 먹으며 마신 탁배기 한 잔에

나도 모르게 생각이 그대에게로 향한다

 

 

세월이 흐른 지금 그러나

누군가를 생각하는 일이 조심스러워

들썩거리는 찻주전자 뚜껑 속

차오르는 뜨거움은 찻잔에 나누어 담고

남은 온기를 두 손에 모아

한 모금씩 가슴으로 되새겨본다

 

눈부시지 않게 빛나는 어머니처럼

격정적이지 않은 나타냄과

뜨겁지 않은 따스함의 사랑을

 

 

인도행 회원이 찍은 우포늪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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