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
김석기
뭐라구?
생각으로 살인이나 간음을 했어도
이미 살인한 것이며 간음한 것이라구?
웃기고 자빠졌네...
생각으로는 무엇이나 상상할 수 있고
무엇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달란트를
신은 인간에게 주었건만 땅에 묻어 두었다
죽어서 그대로 꺼내 가고자 하는 어리석음이여!
그대 이름은 계명이나니
그대 자신을 위해
그대가 좋아하는 것만을 골라
그대가 만든 것일 뿐
공중을 나는 새를 보라
들에 핀 백합화를 보라
계명도 없이 신의 사랑을
온몸으로 받는 생명이지 않은가?
생각으로는 새처럼 훨훨 날아라
들에 핀 백합화처럼 자유로와라
존재하는 모든 것을 바다처럼
생각으로,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여라
생각으로조차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을 경계하라
그대가 선택해야 할 유일한 계명일지니
'신작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막 학교> 다녀오면서 (0) | 2012.10.14 |
---|---|
함양, 가을날 (0) | 2012.10.11 |
빗물 (0) | 2012.09.23 |
행복 (0) | 2012.07.15 |
나를 위해 세상을 위해 (0) | 2012.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