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 (詩, 수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신타나 2013. 1. 21. 02:32

 

 

가지 않은 길은 없다

 

김석기

- 지금 여기에서 끝을 맺음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 움튼다 -

길에서 갈라진
길과 길이 하나로 통하고
삶에서 나눠진
삶과 삶이 하나로 이어진다
내가 가지 않은 길은 없는 길이다
언제라도 지금이며
오늘이 삶이면 내일도 삶이다

가지 않은 길은 없다
가지 않은 길은 없는 길이다
어느 한 쪽 길로 들어섰다면
다른 쪽은 이미 없는 길이다
기억 속에 남아있을 뿐

지금 살아있으므로
영원히 사는 것이다
죽어도 죽는 게 아니며
대나무 마디이자
삶과 삶 사이 이음새에 불과한

열매가 씨앗이 되듯
매듭은 새로운 열림이며
죽음은 탄생으로 꽃 피는 매듭
지금 없는 것은 영원히 없으며
한 번 삶이면 영원한 삶이다

목적은 수단이 되고
결과는 원인이 되며
끝은 새로운 시작일 뿐
열림은 열림이 되고
영원은 끝이 없는 지금이다

지금 여기에서
지금 여기로 가는 삶,
내가 가고 있는 영원한 길이다

 

*****

 

2013년 11월호 월간 <문학바탕>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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