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깨달음의 빛

무아 신타 (無我 神陀) 2013. 3. 22. 16:59



깨달음의 빛

 

김석기




별빛이 지금 내게 쏟아진다
수년 전 또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수천, 수만 년 전 모습을 담은 채


내 주위엔 조금 전 생긴 빛과
수천, 수만 년 전에 생긴 빛이 함께 섞여 있다
태양 빛에 가려 안 보일 뿐
별빛은 여전히 쏟아질 테니까

불구부정(不垢不淨)
태양이 아닌, 별에서 온 빛은
수천, 수만 년 먼 공간을 지나왔기에
어쩐지 때가 묻어있을 것만 같다
눈에 보이진 않아도

견성(見性)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이며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경지의 출발이 아니던가

 

욕망

싯다르타가 6년간 고행한 것이

깨달음을 위한 욕망이 아니고 무엇이랴

없애야 할 것은 욕망이 아니라

두려움인 것을

 

집착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집착과 무엇이 다르랴

정작 버려야 할 것은 집착이 아니라

의심인 것을

 

절제와 조심,

가져야 할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욕망과 믿음 그리고

보이는 것에 대한 절제와 조심,

버려야 할 것은

보이는 것에 대한 탐닉과 숭배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이거늘

 

공간과 시간,

보이는 것은 멀리 떨어져 있으나

보이지 않는 것은 나와 함께 있으므로

시간이 필요치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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