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영생과 환생

신타나몽해 2022. 2. 11. 15:44

영생과 환생 / 신타


영생이란 진시왕처럼 불로초를 구하는 게 아니라
죽음이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때로 우린 세상을 떠난 이웃 소식에 슬퍼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떠났을까요
그들의 몸은 바닥에 누워있으며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는데 말입니다

여물기 전의 땅콩을 캐어 본 적 있나요
껍데기와 알맹이가 하나인 채로 물컹합니다
가을 어느 때쯤 다시 캐보면 이제는
껍데기와 알맹이가 서로 떨어져 있습니다
이게 바로 껍데기가 세상을 떠난 모습입니다
우리 몸뚱이가 떠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다만 땅콩 알맹이는 형체가 있으나
우리의 생명은 형체가 없기에
우리는 몸이라는 껍데기의 죽음에
그토록 슬퍼하기도 합니다만
알맹이의 생명은 여전히 살아있듯
보이지 않는 우리 생명도 여전합니다

땅콩의 생명도 한 철을 지내는데
어떤 씨앗은 몇 해 동안을 살아있는데
우리 생명은 몸의 죽음에 따라
곧바로 영원히 사라지는 걸까요
적어도 씨앗만큼은 살아있지 않을까요
아니 영원히 살아있지 않을까요

부활은 믿으면서도 환생은 믿지 못하나요
영생을 바라면서도 영생을 믿지 못하나요
보이는 껍데기로 영생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씨앗으로 영생합니다
우리는 껍데기가 아니라 알맹이입니다
환생하는 보이지 않는 씨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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