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깨달음의 소리

신타나몽해 2023. 4. 22. 03:54

1. 소리라는 게 사실은 귀에 있는 고막을 지나야 소리로 변하는 것이지 그 이전에는 공기의 진동일 뿐이며, 형상과 색상도 빛이 눈에 있는 망막을 지나야 비로소 형상과 색상으로 인식되는 것이지, 그 이전에는 빛의 반사일 뿐이라는 사실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시각을 비롯한 모든 감각을 우리가 능동적으로 보거나 듣는 게 아니라, 수동적으로 보이거나 들리는 것이라는 사실이 시일이 지나면서 문득 자각되었습니다. 생각이나 감정조차도 저절로 생기거나 일어나는 것이지, 우리가 능동적으로 생각하거나 감정을 일으키는 게 아닙니다.


2. 우리는 흔히 자신 앞에 펼쳐진, 눈에 보이는 자신의 몸을 비롯한 현실의 물질세계에서 벗어나려 애쓰지만, 실제로 벗어나야 할 대상은 보이지도 않고 감각되지도 않는 관념의 세계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몸에서 벗어나야 하는 게 아니라, 몸이 자신이라는 잘못된 관념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벗어나야 할 대상은, 흔히 추구하는 감각 대상인 현실의 물질세계가 아니라, 일차적인 감각에 의해 형성된 이차적인 관념의 세계입니다. 우리 의식 안에 굳게 자리 잡고 있는 관념의 세계를 바꾸어야 합니다. 몸에서 벗어나야 하는 게 아니라, 몸이 곧 자신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의 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안다는 것  (3) 2023.05.22
나의 스승들  (0) 2023.04.30
수용이란  (0) 2023.04.11
있음의 없음, 없음의 있음  (0) 2023.02.24
텅 빈 기억  (1) 202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