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과 입체
보이는 시각을 비롯한 오감으로 느껴지는 모든 게 바로 절대계 안에서 일어나는 상대적인 모습이다. 상(像)이 우리 두뇌 안에서 맺히는 게 아니라, 바로 물상(物像) 위에 맺히고 외부 세계가 곧 내면세계이며, 상대계 또한 절대계 안에 있는 세계일 따름이다. 우리가 관념적으로 분리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아무리 깊이 파보아도, 우리 눈에 보이는 감각으로는 언제나 평면일 뿐이다. 시각의 대상들은 오직 평면으로 보이며 입체는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 똑같은 사물이라 해도 눈엔 평면으로 보이고 뇌에선 입체로 인식된다. 오감의 감각과 더불어, 반복된 경험과 추론이
입체적 허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느 게 옳거나 옳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감각과 인식이라는 게 그러할 뿐이다. 문제는 오히려 감각과 인식 중 어느 한 쪽이 맞다고 주장할 때 일어난다. 어느 쪽이 맞는 것도 아니고 맞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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