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5월 23일부터 엊그제 6월 1일까지 10일간 명상 수행을 마치고 2일 아침에 명상 센터를 나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전북 진안군 마량면 덕천리에 있는 "담마코리아 위빳사나 명상 센터"인데요, 특이하게도 돈을 선불로 받지 않고 명상 수행이 거의 끝나가는 10일쯤에 되어서야 자발적인 기부금을 받습니다.
하여튼 만 10일간 하루 6~7시간 정도의 좌선 수행인데요, 방석 위에 앉아서 6시간은 고사하고 책상다리로 1시간을 버틴다는 게 처음 삼사 일간은 정말이지 고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처음 며칠간은 1시간은 고사하고 30분을 넘기기도 어려웠으니까요. 그러던 것이 4일째 저녁 무렵에 최초로 1시간을 넘겨보고는 기쁨에 잠이 안 올 정도였습니다.
새벽 4시에 기상하여 저녁 9시쯤이면 수행이 끝납니다. 새벽에 2시간 명상 수행, 6시 30분에 아침 먹고 쉬다가 8시부터 점심시간인 11시까지 오전 수행시간, 점심 먹고 쉬다가 오후 1시부터 5시 저녁 먹는 시간까지 오후 수행시간입니다.
저는 집에서 평소 잠드는 시간이 밤 12시가 넘었기에 새벽 4시에 일어날 수 있을까 약간 걱정을 했는데, 이러한 점은 아무런 문제없이 쉽게 적응이 되더군요.
아침과 점심은 채식으로 된 식단이지만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습니다. 다만 저녁은 튀밥과 과일 한 조각 그리고 차를 마시는 게 전부입니다. 그리고는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1시간 명상, 한 15분 정도 휴식 후 1시간 30분 정도 법문 듣는 시간이 지난 뒤 30분 정도 수행을 마치면 9시가 되는데 이때부터 잠을 자는 휴식 시간입니다.
오전과 오후, 저녁 식사 후 1시간씩은 단체 명상이므로 하루 3시간은 필히 참석해야 하지만 그 외 시간은 명상 홀이나 숙소에서 자율적인 수행이 가능합니다. 숙소는 개인 숙소이므로 명상 홀에 앉아 있기 싫을 때면 저는 숙소로 이동해서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어렵게 해서 갔는데 누워서 시간 보내자니 저 자신과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명상 센터 측에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하여튼 결과적으로 누워서 빈둥대는 시간이 많았던 저는 스스로 힘들게 명상했던 분들에 비해서 적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스스로 진지하게 열심히 수행했던 분들 중에는 무릎이나 어깨, 허리, 엉덩이 등에서 나타나는 통증이 사라지고 잔잔한 쾌감이 느껴진다는 경지를 경험해 본 수련생도 있었습니다만, 저는 마지막 10일까지도 어깻죽지에서의 통증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다만 처음에 극심했던 무릎 통증은 며칠 지나 어느샌가 사라지고 어깻죽지와 엉덩이뼈에서의 통증은 비록 처음보다 약해지기는 했지만 끝까지 남아 저를 괴롭히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인도의 고대어인 빨리어로 '방가'라고 하는 잔잔한 쾌감의 경지를 경험하고는 여기가 끝인 줄로 착각하는 경우가 그것인데, 그러한 쾌감조차도 통증과 마찬가지로 때가 되면 사라지는 무상 無常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하고자 하는 게 바로 담마코리아에서의 위빳사나 명상 수행의 목적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건 다른 얘기입니다만 멀리 미얀마까지 가서 1달간의 위빠사나 (그분은 위빠사나로 표기하고, 진안 담마코리아에서는 위빳사나로 표기함) 명상 수행을 통하여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는 어느 분의 얘기를 듣고는 저도 위빠사나 명상 수행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남원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진안에 위빳사나 명상 센터가 있다는 소식을 우연찮게 유튜브에서 보고는 해당 센터의 홈페이지를 통해서 신청했더니, 다행히 신청이 승낙되어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이런 부분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참고가 될까 하여 글을 올립니다. 수행법은 아무리 말로 설명을 하거나 또는 들어 보아도 별다른 소용이 없으므로 수행법을 알려고 하지 마시고 궁금하시면 직접 가서 몸으로 부딪혀 보시길요. 그래도 궁금하시면 유튜브 등을 통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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