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 / 김신타
겉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의 속에 있는,
껍데기와 알맹이처럼
가을날 씨앗주머니와 씨앗처럼
함께하면서도 하나의 운명이 아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영원할 것으로
순간순간 착각하게 되는 우리는
자신에 대한 모든 기억을
스스로 지워버린 채 태어났다
자신이라는 보물을 찾는
보물찾기 놀이를 하기 위하여
그래서 스스로 자신을 알지 못한다
알맹이인지 껍데기인지
씨앗인지 씨앗주머니인지
껍데기나 주머니가 아닌
속에 있는 씨앗이기는 하지만
눈에 보이는 봉선화 씨앗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실재이다
보이는 실상은 언젠가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실재만이 영원한데
실상으로서 자신이 영원하기를
어리석은 꿈 여전히 꾸고 있다
보이는 실상은 반드시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실재가 곧
영원한 우리 자신의 모습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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