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그리는 동그라미 / 김신타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
내가 떠올리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전해지는
누군가의 선물인 것이다
안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날마다 받는 선물이기에
선물인 줄 꿈에도 모르는
철모르는 아이일 뿐이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철모르는 아이가 아니라
철이 든 다음에도 여전히
아이가 되어 사는 것이다
철이 든 아이가 된다는 것
물구나무 선 채로 산다는
삼각형의 동그라미라는
터무니없는 말은 아닐까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도
이따금씩 기다림의 순간
가질 수 있는 깨달음의 힘
철이 든 아이의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