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품에 감사합니다 / 김신타
당신 품에서 잠들고
다시 깨어남에 감사합니다
폭풍우 치는 때가 아닌
이슬 내리는 일상에서도
당신과 함께할 수 있음에
지금보다 어린 젊은 시절
당신을 미처 알지 못했다 해도
지금이라도 당신의 품에
내가 있음을 알게 된 것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나라는 건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존재한다는 게 지극히 당연한
아무런 의문이 없는 일이었습니다만
어쩌면 몸의 죽음이라는 건
나라는 존재에 대한 자각을 위해
필요한 장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몸으로의 죽음을 통해
내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나는 지금 내가 존재한다는 게
지극히 당연하고 없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이제는 하지 않습니다
나라는 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있다가 사라지는 건
내가 아닌 내 몸이라는 진실
당신 품에 있는 보이지 않는 나는
당신과 함께 영원하다는 걸 바닷가
바위처럼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