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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하나다

우리는 모두 하나다 / 김신타 이 세상에는 신만이 있다 너도나도 모두가 신인 신 아닌 게 존재할 수 없는 사람도, 사람 아닌 것도 모두가 신으로 존재하는 신만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작은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도 손가락으로 죽일 수 있는 것도 그리고 나는 비록 아닐지라도 나와 함께한 몸이 죽는 것도 내 뜻이자 동시에 신의 뜻이다 나는 신에게 감사한다 내가 나에게 감사한다 신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내가 바로 신인 까닭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다 신임을 스스로 인정할지라도 아니라고 부인할지라도 잘난 나일지라도 못난 나일지라도 우리는 신으로서 하나다

詩-깨달음 2024.10.27

오래된 기억

오래된 기억 / 김신타 신작로를 향해 난 안방 문 열었다 닫으면 그야말로 황소 같은 겨울바람이 따라 들어왔다 엄마는 장사 때문에 늦게 오시고 초등학교 삼 학년이었을 누나가 구멍 난 내 양말을 기워주었다 한 살 터울인 나를 위해 뒤꿈치에 얇은 스펀지를 대고 뒤꿈치 구멍에 스펀지를 대는 것은 내 생각에도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매우 따뜻할 것 같았다 이튿날 학교 갔다 오니 스펀지 자국만 남았을 뿐 다시 구멍 난 양말을 보시고는 엄마는 누나를 야단치셨다 문득 떠오른 오래된 기억 칠십 줄에 들어선 누나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니 어린 누나를 사랑으로 품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원망보다는 그 시절의 어머니를 이젠 내가 사랑으로 품어 안아야겠다 어린 시절 내 어머니보다 삼십 년쯤 더 산 내가 말이다

신작 詩 2024.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