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3

거룩한 밤

거룩한 밤 / 김신타 거 그리고 룩 떼어놓고 봐도 거룩하다 아무런 의미 없지만 무언가 거룩한 느낌이 내 안에 담겨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든 게 거룩하다 모두가 신의 창조물이고 또한 신 자신이기도 하므로 생각으로는 그도 나도 신임을 알지만 내 생각과 다른 그를 때로는 미워하고 그가 잘못이라고 판단한다 판단을 없애야 한다고 말로는 떠들면서도 여전히 판단의 포로가 된다 내 판단이 옳다는 생각으로 언제나 되어야 내 판단이 옳은 만큼 그의 판단을 존중하게 될까 언제쯤 웃음 띤 얼굴로 내 생각을 말할 수 있을까 내 생각이 옳은 만큼 그의 생각도 옳으며 그의 생각이 옳은 만큼 내 생각도 옳으므로 이것이냐 저것이냐가 아닌 빛과 어둠이 하나가 된 파란빛과 붉은빛이 합쳐진 밝은 빛으로 빛나는 나 그런 나를 꿈꾸어 본다..

신작 詩 2023.12.25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길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길 "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희망이다. 수확을 할 희망이 없다면 농부는 씨앗을 뿌리지 않는다. 이익을 얻을 희망이 없다면 상인은 장사를 하지 않는다. 좋은 희망을 품는 것은 바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는 마르틴 루터의 말은 옳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말하곤 한다. 그런데 여기서 정작 중요한 일은 어떻게 해야 희망을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희망은 억지로 품어지지 않는다. 희망을 잃고 갈 길 몰라 하는 사람에게 막연히 희망을 가져라, 가슴속에 희망을 품어야 한다, 라고 외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거나 보여 주어야 한다. 정작 본인도 희망을 갖고는 싶으나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답답한 사람에게..

겨울나무

겨울나무 / 김신타 나뭇가지 사이로 전깃줄 지나가고 참새 몇 마리 앉았다 날아가는 가지만 쭉쭉 솟은 은행나무 가로수 타고 가던 자전거를 세우고 겨울에서 겨울을 보다 그 아래 관목 위 은행잎은 먼지처럼, 어쩌면 눈처럼 쌓여있고 나는 뒤따라 걸어오는 사람들을 기다리다가 혹시나 택시 타고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도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다 골목 안 카페 간판을 이미 지나친 것이다 잠시의 방황 끝에 도착한 낯익은 얼굴들 겨울을 감싸는 털모자와 장갑은 가방에 쑤셔 넣고 낯익은 쌍화차를 마신다 봄을 미리 가불하지 않으며 겨울 그대로 살아가고자 함이다 다만 약해지는 믿음에 반복의 힘을 주문 呪文할 뿐이다 "나는 당신 안에서 살아있으며 연말까지 우리가 선언한 소원! 이미 이루어짐에 감사합니다."

신작 詩 2023.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