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거룩한 밤

신타나 2023. 12. 25. 00:09

거룩한 밤 / 김신타


거 그리고 룩
떼어놓고 봐도 거룩하다
아무런 의미 없지만
무언가 거룩한 느낌이
내 안에 담겨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든 게 거룩하다
모두가 신의 창조물이고
또한 신 자신이기도 하므로

생각으로는
그도 나도 신임을 알지만
내 생각과 다른 그를
때로는 미워하고
그가 잘못이라고 판단한다
판단을 없애야 한다고
말로는 떠들면서도
여전히 판단의 포로가 된다
내 판단이 옳다는 생각으로

언제나 되어야
내 판단이 옳은 만큼
그의 판단을 존중하게 될까
언제쯤 웃음 띤 얼굴로
내 생각을 말할 수 있을까
내 생각이 옳은 만큼
그의 생각도 옳으며
그의 생각이 옳은 만큼
내 생각도 옳으므로

이것이냐 저것이냐가 아닌
빛과 어둠이 하나가 된
파란빛과 붉은빛이 합쳐진
밝은 빛으로 빛나는 나
그런 나를 꿈꾸어 본다
옳거나 그르지 않은
선과 악이 아닌
너와 나로 구분 짓지 않는
그런 나이기를 소망한다

오늘은 거룩한 밤
그리스도가 태어난 날이건 아니건
모든 날이 거룩한 밤이다
낮이 있고 밤이 있으므로
빛이 있고 어둠이 있으므로
네가 있고 내가 있으므로
기쁨과 슬픔이 있고
축복과 고난이 있으며
너와 내가 함께하는 밤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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