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풍 / 김신타 카페 옆 식물원에서 일행과 떨어져 혼자 구경하다가 차를 운전해야 하는 내가 안 보이자 다른 사람들은 지금 다 가는데 어디서 뭐 하고 있느냐며 조금은 짜증 섞인 전화가 왔다 상대방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있음을 알아챘으나 지금 가고 있는 중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고는 이내 일행을 만나 함께 돌아왔다 집에 와서 다른 일 하는데 아까의 일이 생각나면서 사람이 짜증 낼 수 있다는 게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는 게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과 함께 혼자 피식하는 웃음이 났다 예전 같으면 현장에서 바로 뭘 그렇게 짜증 내느냐며 서운함을 참지 못했을 나인데 이제는 내 감정을 알아차렸을 뿐 아무런 흔들림 없이, 더 나아가 아름답다는 생각까지 든다는 사실이 가을날 국화꽃처럼 향기롭다 눈에 보이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