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불회 시즉견성 但知不會 是卽見性 보조 국사 지눌 스님의 수심결에 나오는 내용입니다만, 나는 이를 기존과는 다르게 해석할 것입니다. 기존의 해석은 불회(不會)를 '모름 또는 알지 못함'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나는 이를 글자 그대로 '모으지 않음'으로 해석하고자 합니다. 단지불회 시즉견성이란, '모으지 않고도 다만 아는 그것이 곧 견성이다'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모으지 않는 것일까요? 다름 아닌 우리가 과거에 듣고 보고 배운 경험이나 지식을 끌어모으지 않는 것입니다. 기억을 의식적으로 끄집어내지 않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지각하게 되거나 또는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흔히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끌어모으게 됩니다. 그런데 견성을 하게 되면 이와는 달리 끌어모으지 않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