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 진다 해도 황혼이 진다 해도 / 김신타 그냥 좋다 나는 네가 좋다 사실 이유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하여튼 나는 너를 사랑한다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다 물론 어느 때인가 지금과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어쩌거나 지금은 그냥 네가 좋다 떠오르는 아침 해가 아닌 황혼이 지는 저녁의 바람이기에 가슴이 뛰진 않을지라도 지금 이 순간이 내게는 충만한 기쁨이다 오늘 하루쯤은 이렇게 밤을 지샌다 해도 기꺼이 너를 생각하는 밤이고 싶다 신작 詩 2024.11.18
마음과 나 마음과 나 마음이란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마음은 우리에게서 사라질 수 없습니다. 다만 '작은 마음'에서 벗어나 '큰 마음'이 될 수 있음입니다. '작은 마음'에서 벗어난다는 것 즉 '큰 마음'이 된다는 것은, '작은 나'에서 벗어나 '큰 나'가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우리가 '마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에서도 역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작은 나'에서든 '큰 나'에서든 말입니다. '나'라는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바와 같이 몸과 함께하는 나만이 아니라, 우주 전체와 함께하는 나이기도 한 때문입니다. '나'라는 것은 결코 우리 몸과 동일한 것일 수 없습니다. 몸은 오감의 대상인 반면, 나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몸으로서의 내가 있는 게 아니라, 무형.. 깨달음의 서 2024.11.15
사람은 내게 그럴 수 있어도 신은 내게 그러하지 않는다 사람은 내게 그럴 수 있어도 신은 내게 그러하지 않는다 한글 맞춤법 검사기가 몇 번을 거듭해도 얼른 뜨지 않길래, 혹시 누군가가 내 폰에 악성 앱을 깔아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나 이내 "사람은 내게 그럴 수 있어도, 신은 내게 그러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신은 언제나 내 편'이라는 생각이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 심지어 나 자신까지도 내 편이 아닐 때 있었지만, 지금은 신이 내 편이기 때문에 그 누가 뭐라 해도 상관없을 것 같은 심정이다. 사람은 내게 그럴 수 있어도, 신은 내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내 안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단상 또는 수필 2024.11.15
영혼의 사랑과 두려움 영혼의 사랑과 두려움 1 우리 인간 영혼은 하늘에 비유할 수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곧 영혼이다. 그런데 영혼이 몸과 함께 지상으로 태어날 때 영혼의 모습 그대로 태어나지 않고, 마치 파란 하늘에 덮인 구름처럼 두려움이라는 마음이 사랑으로 이루어진 영혼 위에 덮이기 시작한다. 왜 그럴까? 왜 영혼 그대로의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고 마음이라는 구름에 덮인 상태로 태어날까? 그것은 바로 영혼의 모습인 사랑을 느끼고 깨닫기 위함이다. 즉 처음부터 우리가 파란 하늘만 보아왔고 지금도 변치 않는 파란 하늘이라면 우리는 그것에 대하여 아무런 느낌이 있을 수 없다. 즉 그것이 파란지 빨간지 좋은지 나쁜지 등등 아무런 느낌도 갖지 못한다. 그래서 느낌과 깨달음의 기쁨을 얻기 위하여, 즉 구름이 걷힌 다음 .. 단상 또는 수필 2024.11.12
대상과 주체 대상과 주체'몸'은 유형의 대상이고 '나'는 무형의 주체다. 유형의 대상과 무형의 주체가 둘이 아닌 하나인 것처럼 붙어있지만, 둘은 대상과 주체라는 점에서 그리고 유형과 무형이라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또한 이 두 가지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일찍이 깨달은 석가모니는, 유형의 대상인 몸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무형의 주체인 나는, 몸에 의한 감각적 대상이 아니므로 이를 무아 無我라고 표현한 것이다.유형의 몸과 무형의 나는 대상과 주체로서 서로 다르지만, 이 두 가지는 마치 익기 전의 땅콩 껍데기와 알맹이처럼 하나로 붙어있다. 해서 대부분의 우리는 대상인 몸과 주체인 나를 같은 것으로 혼동하고, 따라서 몸이 곧 자기인 걸로 착각하며 살아간다.그러나 몸은 물질적으로 드러나는 대상이지만, 나라는 것은 물질적으로.. 깨달음의 서 2024.11.10
하나이면서도 둘인 하나이면서도 둘인 나는 받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개체(나)이기도 하지만 전체(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체로부터 분리된 개체가 아니라, 전체와 함께하는 개체이다. '전체와 함께하는 개체'라는 표현이 참으로 아름답다. 절대적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상대적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나이면서도 둘일 수 있다는 말이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으랴. 유형의 세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일지 몰라도, 무형의 세계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보이지 않는 개체가 동시에 보이지 않는 전체라는 것. 또는 여러 개체로 나누어진 존재가 동시에 하나의 전체라는 사실.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않겠는가? 여러 강물이 하나로 합쳐지는 바다가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강물이 흘러 바다가 된다고 .. 깨달음의 서 2024.11.09
사랑의 열매 사랑의 열매 / 김신타 모든 고정관념이란 젊어서는 세워야 할 탑이며 나이가 들어서는 흘려보내야 할 물이다 공든 탑이지만 이제는 겉모습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해야 한다 자유의지로 심은 소망이라는 이름의 나무 믿음의 땅에서 풍요와 축복의 싹을 틔우면 내면의 영감을 따를 때 때로는 험한 길 지나가고 비바람 치는 날 있을지라도 어느덧 사랑의 열매 익어가리라 믿음의 땅에서 떠나지 않고 소망의 나무 스스로 꺾지 않을 때 여름의 무더위와 몰아치는 폭풍우에도 가을은 사랑의 열매로 풍성하리라 詩-깨달음 2024.11.07
스스로 존재한다는 말 스스로 존재한다는 말 신에게는 안팎이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안팎이 없다. 따라서 신은 어떤 물체의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의 모든 곳곳에 존재한다. 한마디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없다. 우리 자신도 몸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신과 마찬가지로 몸을 비롯한 모든 곳에 존재한다. 다만 우리가 이를 모를 뿐이다. 모르기 때문에 몸에만 존재한다고 믿으며, 나아가 몸이 곧 자신이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가곤 한다. 어리석게도 몸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몸의 죽음이 곧 자신의 죽음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몸과는 달리 우리는 영원히 존재하는 실재이다.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생명체인 몸과는 달리, 무형의 존재인 우리의 참자아는 존재 그 자체이다. 종교적인 표현으로는 영생하는 존재인 것이다. .. 깨달음의 서 2024.11.06
무상하기 때문에 영속한다 무상하기 때문에 영속한다우리가 지금 '나'라는 단어를 떠올리자마자 동시에 떠오르는 나의 모습은, '개인적인 나'로서 이러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몸으로서의 나'는 환상일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몸으로서의 내가 환상이라고 하는 말을 우리는, 자칫 몸이 환상이요 허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건 아니다. 현실 속에서의 몸이 환상인 게 아니라,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몸으로서의 나'라는 존재가 환상인 것이다. 몸은 허상이 아니라, 몸의 형상대로 현실에 존재하는 실상이다. 다만 우리의 머리(상상) 속에서 자연스레 떠오르는 '몸으로서의 나', 즉 '개인적인 나'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착각을 하고 있음이다. 그 첫 번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행하는 바인, .. 깨달음의 서 2024.11.06
신의 모습을 상상하려는 어리석은 추구심을 버리자 신의 모습을 상상하려는 어리석은 추구심을 버리자 우리가 생각 속에서 신을 떠올리게 되면, 대개는 우리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이는 전체인 신의 모습이 아니라, 작은 산신령 정도의 모습일 뿐이다. 신이란 전체이기에 어떤 개인적인 몸과 얼굴을 한 형상일 수 없다. 유형과 무형을 망라한 우주 전체가 신의 모습일진대, 우리 인간이 어떻게 이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신은 유형의 존재일 뿐만 아니라 무형의 존재이기도 한데 말이다. 이처럼 신이란 우리 인간으로서는 상상 불가의 존재이다. 그러니 신의 모습을 궁금해하는 어리석은 추구심은 이제부터라도 완전히 버리도록 하자. 신은 우리 인간들처럼 종교나 국가 또는 민족으로 나누어져, 특정 종교인이나 특정 국가의 국민 또는 특정 민족만을 사랑하는 작은 .. 깨달음의 서 2024.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