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를 가다 신타 눈발이 생선 가시처럼 비껴나는 날 남원에서 해남을 향해 길을 떠난다 지리산 아래 지층 중간인 북도에서 바다에 떠 있는 남도로 가는 길이다 친구와 전화로 통화하다 화가 나서 전화 뚝 끊어버리고는 그러잖아도 연말이고 해서 어디 떠날까 했는데 잘됐다 싶어 미련 없이 집을 나선다 화를 내어 미안하다, 혼자 해남으로 여행 떠난다, 연말과 새해 맞아 더욱 충만함 가득한 일상이길 바란다는 문자 남긴 채 눈 쌓이는 세상을 향해 내가 잘못한 일은 없다 해도 갑자기 소리 질러대고 전화 끊은 것에 대해 그가 받았을 상처가 미안한 것이다 우울증에 힘들어하는 그녀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