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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는 사랑

조건 없는 사랑 / 김신타 신은 무형이자 동시에 받아들임이다. 선과 악, 긍정과 부정뿐만 아니라 이 세상 어떠한 것도 신의 눈에 잘못된 것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 눈에 그러한 것일 뿐. 한쪽 편은 보호하고 사랑하며 다른 한편에게는 벌을 준다는 그러한 존재가 신일 수는 없다. 그건 우리네 상상 속 신화일 뿐 전부이자 하나인 신이 아니다. 신은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는 하나이자 전체이다. 만일 신에게 어떤 한계가 있고 정해진 조건이 있다고 한다면 그걸 신이라 부를 수나 있을까?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조건이 신의 사랑이라고 주장한다면 그런 한계와 조건을 가진 신을 나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음을 어디서든 분명히 외칠 수 있다. 신에게 한계란 있을 수 없으며 신의 사랑 안에도 마찬가지로 조건이 있을 수 ..

진주

진주 신타 평안과 방황 사이를 오고 가며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리는 밤 사랑 때문에 번민하지 않으리라 나는 그렇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시절 인연이 닿았는지 나 역시 인연의 사랑 때문에 흔들린다 수직이 아닌 수평이라는 뜻으로 도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그녀는, 우리가 더는 연인 사이가 아닌 도반일 뿐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는 전화도 안 받고 카톡 글에 겨우 호칭을 도반님이라며 빈정댄다 도반님 소리 하지 말라고 해도 자꾸만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이 불편함도 이 괴로움도 진주와 같은 아픔이리라 돌아보면 영롱하게 빛날 아름다운 상처가 되리라

신작 詩 2021.01.08

기억

기억 신타 문득 현관문 열고 보니 하얀 눈이 쌓여있네요 모든 아픔 덮으려는 듯 조용히 내리고 있어요 세상에 태어난 누구나 감추고 싶은 아픔 속에 쉬 아물지 않는 상처가 자꾸만 덧나곤 합니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은 이미 지나간 것입니다 지나간 기억들로부터 도피하려 하지 마세요 내가 행한 것이자 또한 내 분신이기도 합니다 기억나는 모든 것이 곧 '나'이자 내 사랑입니다

詩-깨달음 2021.01.08

신의 사랑

신의 사랑 신타 믿음이란 신의 사랑을 믿는 것이다 신의 심판이나 처벌을 믿는 게 아닌 심판과 처벌에 대한 그대의 믿음은 믿음이 아니라 두려움의 투영이다 신이 두려워 신을 믿는다면 도대체 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 있을까 신의 심판과 처벌이 없다면 그대의 신에 대한 사랑도 외경도 없으리라 믿음이란 신의 사랑을 믿는 것이다 모든 이에 대한 신의 사랑을 말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사랑함이 바로 신의 사랑이다

詩-깨달음 2021.01.08

핑도는 눈물

핑도는 눈물 자란 김석기 언뜻언뜻 전화 걸고픈 맘 애써 누르는 것은 열정이 식어서도 아니요 세상이 인정하지 않는 사랑이어서도 아니며 다만 공연히 딱지 앉으려는 그대 마음의 상처 덧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 때문입니다. 혹여 누군가가 허접한 사랑 놀음이라고 비웃을지라도 이 순간 핑도는 눈물은 태어난 자의 슬픔이면서 느끼는 자의 기쁨이기도 합니다. 2005

지난 일

지난 일 신타 "소식이 없길래 오늘 강의 없는 줄 알았더니 늦게 연락이 왔네요 반갑게 만납시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요" 그렇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기억났다고 해서 지금, 일어난 일로 착각하지는 말자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교육문화센터에서 행하는 '주민 시네마 스쿨' 실습 시간 우리끼리 영화를 찍는데 도움 주시는 젊은 선생님 모든 게 처음인 내가 시나리오도 처음으로 썼고 주연배우 역도 맡았으며 감독까지 억지로 떠맡았다 모든 게 처음인 나에게 젊은 선생님 건건이 지적한다 첫날은 힘들어도 그냥 넘어갔으나 이튿날이자 촬영 마지막 날 연거푸 세 번의 잔소리에 나는 그만 폭발하고야 말았다 이거 그만 때려칠 거다 싸가지 없이 계속 잔소리네 내가 뭐 직업으로 하는 거야 돈 받고 엑스트라 뛰는 것도 아니고 젊은 놈이 ..

신작 詩 2021.01.07

웃고 싶은 날

웃고 싶은 날 신타 울고 싶은 날이 아니라 오늘은 마냥 웃고만 싶은 날이네요 친구 만나러 올라갔다가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져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그도 힘들었지만 나도 힘들었답니다 다만 그는 자신의 감정에서 한참 동안을 벗어나지 못했고 나는 쉽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나도 때로는 누군가에게 괘씸하거나 분한 생각이 며칠 지나야 없어지지만 예전처럼 수십 년씩 또는 죽을 때까지 남아있진 않지요 이게 나의 기쁨입니다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라 파문이 일었다가도 쉽게 가라앉는 호수가 바로 내 안에 있기에 나는 더없이 기쁩니다 그리고 이제는 혼자 여행 떠나지 않아도 됩니다 서로가 언제라도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잔잔한 호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신작 詩 2021.01.04

마스크 맨

마스크 맨 신타 지하철 좌석 양옆으로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 모두가 마스크 맨이다 저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보리수나무 아래 깊은 묵언수행 중이다 삶의 애환 말로라도 풀고 싶지만 은연중 침묵을 강요받는다 휴대폰의 한 지점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한결같이 명상 중이다 어느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좋게 받아들이면 좋은 것이고 나쁘게 받아들이면 나쁜 것일 뿐

신작 詩 2021.01.02

울고 싶은 날

울고 싶은 날 신타 누구도 찾아가지 말고 홀로 산에나 오르자 오래도록 좋아해온 가수의 노래 들으며 외로운 길 걸어보자 새해 첫날 고독한 사람 되어 혼자만의 길 걸어가자 아름다운 눈물 흐르는 홀로 가는 길 걸어가보자 서설이 쌓인 터벅터벅 걷는 길에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는 충만한 기쁨 그와 함께 하리라 울고 싶은 새해 첫날이지만 누구와도 함께할 수 없는 충만한 기쁨 그가 나와 함께 하리라

신작 詩 2021.01.01

정情은 카르마다

정情은 카르마다 신타 오지 말라는 데도 가고 싶었다 연말이라는 빈 가슴 때문에 나는 무조건 올라가겠다고 그녀는 혼자 있고 싶다고 너 정말 그렇게 할래? 라는 질문을 마지막으로 카톡이 끝났다 내 마음이 변한 것이다 더는 가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녀에게 했던 반말도 존댓말로 이내 바뀌었다 아름다운 카르마 그녀에 대한 정이 끊어진 것이다 정이란 집착일 뿐이다 정 떼느라 스스로 고통받게 되는 카르마일 뿐이다 사랑으로 착각하는 것일 뿐이다 집착하지 않고도 누군가를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처음 만나는 정이 없는 관계에서도 사랑은 얼마든지 불꽃이 튈 수 있다 다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정도 깊어지는 게 다반사이기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고통의 바다 기꺼이 뛰어드는 것이다 사랑하더라도 정에 머물지 않고 영위零..

신작 詩 202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