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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나눈 교감 중에서

신과 나눈 교감 중에서 인간을 신에게 더 가까워지게 하려고 만들었다는 제도의 하나인 종교조차도 대단히 빈번하게 많은 종교들이 " 우리 종교가 다른 종교보다 더 낫다."고 선언하면서 우월을 주요 도구로 사용해왔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인간이 신과 하나가 되게 하기는커녕, 신에게 이르는 길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국가와 민족, 인종과 성性, 정당과 경제제도들 모두가 관심과 존경과 동의와 충성과 권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나 단순히 회원을 늘리기 위해서 자신들의 가정된 우월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그들이 이 도구를 이용해서 빚어낸 결과는 전혀 우월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인류의 대다수는 이것을 못 본 척하거나 이상하게도 침묵하고 있다. 인간들은 자기식 우월에 기초한 행동이 실제로는 모든 면에서 열등을 낳고 있다는 걸..

꿈 신타 아무런 기대 없이도 이렇게 기쁠 수 있음은 기대가 없기에 오히려 불안이 사라지는 때문이다 무심하게 바라보는 차창에 가을 풍경이 이어진다 낯선 곳을 향해 가고 있다 낯설지만 새로울 것 없는 새롭지만 낯설 것 없는 세월 이제는 기대 없는 허공 힘겨운 세월 살아낸 뒤란 기쁨으로 가득하다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기대는 비록 내려놓았어도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은 포기하지 않는다 꿈은 언제나 이미 내 옆에 와있기 때문이다

신작 詩 2020.11.04

인연

인연 신타 그때 그곳에서 그를 만나지 못한 아쉬움이 가을 낙엽처럼 물듭니다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만나지 못한 것도 인연이겠지요 푸른 잎새도 아름답지만 낙엽 지는 헤어짐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도 아름다운 인연입니다 다만 푸른 색의 인연을 우리가 더 바라는 것이며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과 낙엽 지는 만남을 바라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새로운 인연을 찾고 있습니다 파란 낙엽이 아닌 함께 단풍으로 물들어 갈 인연을

신작 詩 2020.11.04

신에게 고하노니

신에게 고하노니 신타 신이 인간을 두렵게 한다면 그건 신이 아니라 사탄이거나 악마일 뿐이다 적어도 신이라면 인간 모두를 껴안을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할지라도 그들조차 품에 품어안아야 한다 신이란 아무런 조건이 없어야 한다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간에게 끔찍한 벌을 가한다면 그게 신이기나 할까? 얼마나 못났으면 자신을 믿고 따르는 자들만 사랑할까? 신은커녕 정치를 하는 인간들조차 믿고 따르지 않는다 하여 국민을 처벌하는 일이 없는데 말이다 바람과도 같이 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없다 신은 선한 자의 가슴뿐만 아니라 악한 자의 가슴에도 편재한다 신은 선한 행위도 지켜보며 악한 행위도 지켜본다 무소부재한 존재라고 입으로는 떠들면서도 생각은 달리 하는 게 보통의 우..

신작 詩 2020.11.04

무소의 뿔

무소의 뿔 / 김신타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존엄하게 살기 위해서라는노동자 인권운동가의 말에나는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여태껏 우리가 사는 이유가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거나 먹기 위해서 사는 것 중에서어느 하나라고 생각했을 뿐존엄하게 살기 위해서라는거대한 담론은 예전에 미처생각해보지 못한 것이기에나는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천천히 생각해보니개돼지처럼 먹고살기 위해일을 하고 삶을 살아온 것이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했다오래전부터 우리는 스스로 존엄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또한 존엄하게 사는 삶이란내가 선택하는 삶인 것이다남이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스스로 선택하고 쟁취해야진정 존엄한 삶을 향한 길이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어깨동무하며 걸어가지만길은 어차피 혼자서 걷는다하나가 되어 걷는 게 아니라홀로 서서 함께 걷는 것이..

신작 詩 2020.11.04

나와 모두

나와 모두 신타 - 마스크 착용 나와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길입니다 - 라는 표어에서처럼 「모두」를 우리는, 나를 제외한 타인이거나 대상으로 인식한다 모두란 대상이 아닌 주체임에도, 내가 아닌 남으로 인식하곤 한다 그래서 '모두' 앞에 굳이 '나와'를 넣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또는 「모두」는 대상이 아닌, 나를 포함한 주체를 가리킨다 내가 곧 우리 모두이며 우리 모두가 곧 나인 것이다

신작 詩 2020.11.03

해야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천국으로 가기 위해 따라야 할 요구는 없다. 천국은 너희가 도달하는 어떤 장소가 아니라, 너희 안에 항상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국(모든 것과의 합일) 안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모를 수는 있다. 사실 너희 대부분이 그렇다. 이것은 바뀔 수 있지만, 너희가 하는 일에 의해서가 아니라, 너희가 되고 있는 것에 의해서만 바뀔 수 있다. 「너희가 해야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 뜻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되는 것을 빼고는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 ㅡ 신과 나눈 교감, 중에서 ㅡ

흘러내리는 기쁨

흘러내리는 기쁨 신타 두 뺨 위로 흘러내리면서도 어깨가 들썩이지 않는 것은 기쁨의 눈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어쩌다 기쁨의 눈물 흘리는 순간 있지 아니한가 비록 혼자만의 사랑이지만 웃음 띤 그녀 모습 저만치서 어느새 다가오고 있으므로 그녀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두 뺨 위로 흘러내리는 기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내가 미리 단정하는 것일 뿐 누구도 그리 말하지 않는다 나를 알지 못하는 그녀조차 내 곁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그녀가 누굴까 궁금하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귀띔 하나 살아가며 가슴이 뛰는 순간 많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사랑의 기쁨을 전하는 장미

신작 詩 2020.10.28

나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깨달음이란, 저마다 자기 자신에 대하여 일부러 지워버린 기억을 되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일부러 기억을 지워버렸을까요? 예전 국민학교 시절 그러니까 요즘의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가게 되면 빠지지 않았던 보물찾기를 아시는 분이라면 쉽게 이해가 갈 것입니다. 선착순이나 성적순이 아닌, 복불복의 묘미가 따로 있는 것이니까요. 보물찾기와 마찬가지로 일부러 숨기거나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는 기쁨도 매우 큽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영원한 시간 동안 언제나 자신을 알고 지내는 것도 좋지만,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렸다가 되찾는 모험을 하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이처럼 우리는 자신을 잊는 모험을 하고 있습니다. 영원한 시간 동안 늘 강 같은 평화 속에서 지내는 것도 좋지만, 그러한 평화를 까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