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내 소망이 이루어지길 기대하지 않으리라. 그러나 어떠한 소망도 포기하지 않으리라. 기대도 하지 않으며 포기도 하지 않는 것이 내 소망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사실 지금부터 체험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이다. 기대가 없을 때 실망도 없고 포기가 없을 때 절망도 없음을 우리는 이미 깊이 알고 있다. 고로 실망이 아닌 담담함, 절망이 아닌 희망 이 모두가 우리에게 열정을 가져다 주리라. 그 어느 것도 우리를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 잠언 2020.10.13
돈과 부와 풍요 돈과 부와 풍요 / 김신타 호주머니에 그리고 통장에 들어있는 돈이 내 것이 아닌 모두의 것임을 다만 내가 관리하는 것임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육십이 넘은 나이에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돈을 쓸 때마다 불치병 환자의 생명이 줄어드는 양 아까워하고 불안해하던 나날들 나는 지금 눈물로 깨달음의 기쁨을 느낍니다 내 것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것이기에 내게 들어와도 좋고 내게서 나가도 좋은 돈과 부와 풍요가 언제나 내 안에 있음을 나는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2020년 춘향문학 제 3집 상재] 발표작 (詩, 수필) 2020.10.11
테스 동생에게 테스 동생에게 신타 자네의 낡은 수첩을 들여다보다가 새로 산 물감처럼 빠레트에 질질 흐르는 눈물 주체할 수 없어 길거리에 서서 편지를 쓰오 어쩌면 나는 친구 자네를 테스형이라 부르고 싶소 자네 형을 모독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친구가 테스형으로 읽히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지만 인간이 아닌 인간 몸이 그러하며 생각하는 동물이 아닌 생각하는 물질이라고 나는 감히 주장하오 약한 자의 간담을 샅샅이 핧아간 바람* 주근깨처럼 핏방울이 튀겨진 낡은 수첩* 기쁨과 즐거움뿐만 아니라, 물질인 몸으로 슬픔과 고통도 함께 느끼는 것 아니겠소 가을 하늘 올려다보며 그 이름 나직이 불러본다오 친구의 시를 통해 알게 된 자칭 테스 동생 자네를 나는 테스형이라 부르오 테스형! 테스형! 소크라테.. 신작 詩 2020.10.11
중도中道 중도中道 자신의 능력 밖이라고 모든 걸 포기할 때까지,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 자신의 능력을 알 수 없다. 그런데 모든 걸 포기한 뒤에도 우리는, 마지막으로 남은 한 가지를 끝내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모든 걸 포기했다고 하면서도 바로 그 포기하는 마음은 포기할 줄 모르는 것이다. 이게 바로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하는 것이요, 벼랑 끝에 매달린 나뭇가지를 잡은 한 손마저 놓는 것이며, 은산철벽을 마침내 뚫어버리는 것임에도 말이다. 모든 걸 포기하는 마음마저도 포기해야 정녕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 모든 걸 포기하고 마지막으로 포기 자체도 포기했을 때, 마치 허공에 붕 뜬 것처럼 우리는 비로소 자유롭게 날 수 있다. 6년간의 목숨을 건 수행 정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한.. 단상 또는 수필 2020.10.10
노가다와 빠루 노가다와 빠루 「노가다」의 일본 원어는 「도카타」이다. 그러니 노가다를 일본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일본 중시라고 할 수 있다. 포루투칼어인 「타바코」가 우리나라에서 담배가 된 것이나, 일본어인 「도카타」가 노가다로 변한 것이나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말의 어휘를 넓힐 필요가 있다. 외래어의 원천이 일본어라고 해서 이를 경원시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그토록 숭배했던 중국 문자인 한문과 오늘날의 영어를 비롯한 모든 언어가 외래어 없이 순수한 모습으로 형성된 경우는 없다. 얼마 전 국회에서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사태에서, 불법으로 문을 열기 위한 수단으로 「빠루」를 사용한 일이 있다. 예의 「빠루」가 일본말이라 하여 이를 「노루발못뽑이」,「쇠지레 장대」등 생소한 단어를 써서 언론에 보도된 .. 단상 또는 수필 2020.10.08
신과 나눈 교감 중에서 신이 인간에게 말하기를 오래 전에 그만두고 돌부처가 되었다는 관념은 틀렸다. 신이 인간에게 화가 나서 그들을 낙원에서 쫒아냈다는 관념은 틀렸다. 신이 심판의 자리에 앉아서 천국으로 갈 사람과 지옥으로 갈 사람을 결정하리라는 관념은 틀렸다. 신은 예전에 살았고 지금 살고 있고 앞으로 살 모든 인간을 사랑한다. 신의 바람은 모든 영혼이 신에게로 돌아오는 것이고, 신이 이 바람을 이루지 못할 경우는 없다. 신은 어떤 것과도 분리되어 있지 않고, 어떤 것도 신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신이 필요로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신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기에. 내 마음의 경구 2020.10.03
코스모스 코스모스 신타 마음속에 코스모스는 늘 피어있다 다만 가을에 모습을 드러내고 우리가 가을을 기억하는 것일 뿐 흔들리지 않는 내가 코스모스 따라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은 내가 아니라 생각 속에 있는 나이다 모든 것이 내 안에 있음에도 오히려 내가 모든 것 속에 갖혀 있다 그들이 가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갖혀 있다 아직 미명이다 코스모스는 늘 피어있으며 가을에 모습을 드러내고 우리는 가을을 기억하는 것뿐이다 신작 詩 2020.09.25
영원 영원 신타 살고자 애쓰는 동시에 죽으면 죽으리라 모든 동식물이 그러하듯 태어나 사는 것도 죽음을 맞는 것도 영원한 삶의 길목일 뿐 소망을 기대하지도 소망을 포기하지도 말자 기대 속에 눈뜨는 아침이 되자 나만을 생각하는 기대가 아니라 다른 사람만을 생각하는 기대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모두를 위해 설레는 아침이 되자 신작 詩 2020.09.12
하늘 하늘 신타 술 마시러 갈 때 드문드문 떠있던 별이 한 잔 마시고 나와 집을 향해 걷다가 빗방울이 듣길래 고개 들어 쳐다보니 하늘에 별은 커녕 구름으로 가득하다. 내 눈에 보이는 머리 위 하늘이 우주에서 아주 작은 부분일 뿐임을 나이 예순이 넘은 오늘에서야 드디어 저곳이 그리 넓은 곳이 아님을 알게 되다. 내가 올려다보는 하늘이 얼마나 좁은지 저 좁은 하늘을 무한하다고 착각했던 내 관념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술 한잔이 문득 나를 깨닫게 한다. 신작 詩 2020.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