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또는 수필

다른 존재의 삶을 축복할 수 있는 마음

무아 신타 (無我 神陀) 2009. 3. 7. 16:18

나는 지금까지 ‘내가 죽으면 그만이지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냐.’는 말에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았으며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떠들어 댔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존재물들의 가치가

나 한 사람의 가치보다 못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또한 주관적으로 볼 때도, 내가 죽어서 이 세상에 없다 해도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물들의 가치는, 나 한 사람의 가치에 그들의 수를 곱한 것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나 하나가 중요한 만큼 그들 존재 하나하나도 주관적으로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 죽으면 이 세상 다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말은 틀린 말이다.

내가 죽어도, 이 세상은 존재하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물들은 그들 나름의

가치를 지니며 살아갈 것이다.’라고 해야 맞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해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생명은 이 세상 모든 것과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온 우리들은

어리석게도 자신과 자기애라는 우물 속에 갇혀 살아온 것이 아닐까 싶다.

 

나 자신의 가치가 아무리 크다 해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가치를 합한 것보다는 크지 않다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하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며, 또 설령 자신이 이 세상에서 없어진다 해도 모든 다른 존재물들의 삶을 축복할 수 있는 마음이 되어야 하리라.

 

 

2009. 3. 7. 자란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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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영영 사라진다 해도

 

 

내가 죽어

이 세상에서 영영 사라진다 해도

여전히 이 세상에 남아 있는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축복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언제나 마지막인 삶을

오늘도 침엽처럼 살아내야겠다.

 

그리고 

나 한 사람과 바꿀 수 없는

나 한 사람에 비할 수 없는,

내가 죽고 없다 해도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영원하리니

나 또한 그들과 함께 영원히 존재하리로다.

 

 

자란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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