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참선
김석기
산중의 절 한 채 길을 나선다
면벽 참선은 아닐지라도
창 너머 세상을 바라보며
내 마음 같지 않은 답답함
부딪힐 뻔한 아찔함 그 속에서
나를 찾는다
나를 바라본다
거리낌 없이 내뱉는
욕설이 주재료인 가엾은 내 비명을
이젠 길거리에 차 안에
버리지 않고 가슴 한켠
바래도록 걸어두리라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만큼
홀로 선 세상
수행으로
세상과 기대어 살아가야겠다
굳이 산중이 아니라 해도
세상과 담을 쌓지 않아도
거리에 선 지금 참선 수행 중임을
유리처럼 정수리 깊게 새기리라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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