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그리고 또

문학관에서 만난 정일근 시인

신타나몽해 2009. 9. 28. 13:44

 

 

    문학관에서 만난 정일근 시인  
                                               
                                                            
그는 시인이다
옷차림부터 시인이다
짙은 하늘색의 후줄근한 티셔츠
문학관 같은 곳에 올 사람 같지 않은 모습을
곁눈으로 흘깃 바라본 나는
누군데 여긴 왜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중에 보니
그가 오늘의 초청시인이다.

그에게,
경주 남산에서 들리는 에밀레 종소리는
*이목구비를 다 잃은
커다란 소리의 몸이 구르고 굴러 닿은 모습이다.
앞선 소리의 생이 다하려 하면
뒤를 따라온 소리가 밀어주며
맑은 피 한 방울로 그곳에 맺히는 모습이다.*

그는
무슨 선생님보다는 시인으로 불리길 원한다.
십 년 전쯤 신문기자 시절 사진에 담긴
날카로운 표정이 지금은 많이 부드러워졌다.


 

자란 김석기

 

*별표 부분은 정일근 시인의 시 <종>에서 따온 글입니다.*




<시작 후기>


김달진 문학관에서 주최한

제 16회 '시야 놀자' 행사에 초대된
정일근 시인을 처음 뵙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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