苦海 고해
김석기
백년삼만육천일
불급승가반일한
(세상에서 백 년을 산다 해도
절에서 반나절 한가하게 산 것에 미치지 못한다)
웃기고 자빠졌네...
삶이라는 苦海가 곧 스승이며
自然이 곧 스승이거늘
스승은 없고 불상과
은사 스님이라는 우상만 있는 절에서
무엇으로 깨닫는다는 말인가?
선생과 제자가 모여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놀이일 뿐
눈앞에도 내면에도 금빛 불상과
은사 스님의 호통소리만 가득한데
스스로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채찍이 없으니
무엇으로 말을 달릴까?
오히려 승가삼만육천일
불급세상반평생인가 하노라
(절에서 백 년을 산다 해도
세상에서의 반평생 삶에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