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공즉시색
우리는 보통 꿈과 현실은 서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불교 반아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구절에 동의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꿈과 현실은 같은 하나다. 이 모두가 꿈이라면 꿈이고 현실이라면 현실이다. 더우기 지금까지 배워온 것처럼 현실의 세상이 꿈이기만 한 게 아니라, 꿈이 바로 현실이기도 하다. 색즉시공만이 아니라 공즉시색이기도 한 것이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전하는 불교에서는 현실세계가 꿈과 같다는 얘기만 주구장창할 뿐, 꿈의 세계가 바로 현실세계라는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 세계는 분리되어 있지 않은 하나의 세계이다.
달리 설명하자면, 우리가 잠자면서 꾸는 꿈속 세계도 현실이다. 방안에 누워 잠자는 몸도 현실이고, 꿈속 세계를 유영하는 의식과 기억도 현실이다. 우리의 고정된 관념처럼 꿈과 현실이 서로 다른 게 아니라 말이다.
그런데 깨달았다는 선사조차 현실이 꿈이라고 목놓아 외치면서도, 어리석게도 꿈은 현실이 아니라고 가르친다. 불교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은 입이 아프도록 떠들면서도 공즉시색은 그게 아니라고 말하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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