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마음을 연다는 것

신타나몽해 2020. 5. 22. 07:35
마음을 연다는 것


마음을 연다는 것은, 마음에 대하여 스스로 제한이나 한정을 없애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우주 마음이자 한마음인 마음을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울타리로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이 그 마음 안에서 보호받는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안도감은 환상일 뿐이다. 울타리 안에 갇힌 마음은 우리에게 사랑도 가져다주지만 두려움도 가져다주며, 기쁨도 가져오지만 슬픔도 가져온다. 마음을 자신이라는 울타리 안에 한정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을 때, 오히려 우리는 여여한 기쁨 또는 충만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이란 우주 전체에 퍼져있으므로 내 안에 잡아 가둘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마음이라는 게 자신 안에 있는 것으로 흔히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마음이란 결코 내 안에 있는 대상이 아니다. 내 마음이란 있지도 않은 하나의 환영에 불과하다.

우리는 내 마음이라는 환영을 움켜쥐려고 애를 쓰고 있다. 또한, 자신의 몸과 동일시한 마음을 마치 몸처럼 닫아걸고자 한다. 그러나 애초부터 개념에 불과한 내 마음을 어디에다 어떻게 닫아걸겠는가. 혜능 선사의 게송처럼 어느 곳에 마음이라는 거울이 있어 이를 닦고 말고 할 것인가.

부질없는 짓이다. 허공을 가두려는 헛된 몸짓이요 무지개를 잡으려는 몸짓인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자각할 때 우리 마음이 열리게 된다. 잡아가둘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이 아니라 우주 마음이요 전체인 한마음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란 온우주에 가득한 무엇이다. 내 안에 그리고 우리 각자의 몸을 감싸는 무엇이 아니라 말이다. 우리 저마다 안에 있는 마음이란 있지도 않은 환영일 뿐이다. 어떤 면에선 내가 (내 몸이 아닌) 바로 우주 마음이요 한마음이다.

내 몸을 감싸는 우리 저마다의 마음이란 환영에 불과하지만, 내가 바로 우주를 감싸는 존재인 것처럼 마음도 온우주에 가득한 존재이다. 우리 몸을 통해서 생각하고 감각하며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온우주에 가득한 무형의 에너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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