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신타
구월 들어서도 연이어 내리는 비
지겹기에 그를 사랑하리라
내게 다가오는 모든 것을
이유 없이 받아들이리라
그것이 내게 어떤 의미든
무조건 그를 받아들이리라
내가 미리 판단하지 않는 한
모든 건 그저 그런 것일 뿐
내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든
늘 나와 함께 하는 동반자
어쩌면 내 몸일 수도 있다
모습이 다를 뿐인 내 몸
그렇기에 몸은 물을 마시고
빗물로 크는 식물과 동물을
일용할 양식으로 삼으며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다
8월에 이어 9월에도
하염없이 내리는 비
나 자신을 보는 듯
다만 바라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