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아이스팩

신타나 2021. 1. 15. 11:34



아이스팩

신타


택배 주문이 늘어나면서
처치 곤란인 아이스팩
욕실 바닥에 던져놓았다

우리에겐 과거가 외국에서는
현재진행형인 독재 정권 시절
고문에 못 이긴 꽃다운 청춘처럼

냉장고에 있을 땐
단단한 서슬이었으나
욕실에서는 순한 양이 되었다

그를 목숨 건 투사로 만든 것도
고문하여 연체동물로 만든 것도
모두 내가 그린 그림자일 뿐이다

생生도 아니며 사死도 아닌 나는
이 모두가 내 안에 있음을
깨달아 가는 중이다

어느 한쪽이 아닌, 진실과 거짓
선과 악, 정의와 불의 이 모두임을
하나하나 깨달아 나아가는 중이다

그렇다, 나라는 것은
양변이 합쳐진 중도에 선 채
자신이 원하는 길로 향하는 깃발이다

다른 하나는 내가 아니라며
부정하고 멀리하는 게 아니라
그 모두가 나임을 인정하면서도

중도라는 바탕 위에서
진실과 선과 정의를 향해
깃발을 높이 들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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