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의 실상
신타
남과 대비되는 내가
생각하고 말하며
일을 하고 돈을 번다는
믿음이 무의식중에도 있었다
남과 대비되는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또한 모든 일을 행한다는.
나라고 할 게 없다는
종교에서의 높은 가르침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금 여기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는 내가 있는데.
한편으로 나라는 건
몸으로 된 유형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형이라는 자각,
내 몸이 내면이 아니라
외부 세계에 존재한다는 깨달음.
나는 어디에도 머물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이 몸뚱이가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대상이라니
내가 있을 곳은 어디란 말인가
몸 안팎의 우주도 아닌
시간도 공간도 없는.
또한 내가 존재한다는 믿음
생각 속의 관념일 뿐이다
지금까지 흔들린 적 없었던
뿌리 깊은 믿음일지라도
남과 대비되는 또는 비교되는 나란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며
이게 곧 무아 無我인 것을.
나는 나일 뿐이다
남과 대비되는 관념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는 무형의 실상이다
내가 없다거나
나라고 할 게 없음도 아닌
지금 여기
스스로 존재하는 무형의 실상이다.
'詩-깨달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른이 지난 어느 날 (0) | 2021.10.17 |
---|---|
밤비 내리는 쓸쓸함에 대하여 (1) | 2021.10.16 |
진리 (0) | 2021.09.29 |
범사에 감사하라 (0) | 2021.09.29 |
소유의 패러다임 (0) | 2021.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