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소유의 패러다임

신타나 2021. 9. 23. 07:34

소유의 패러다임

신타


등산이나 여행 가고자 할 때면
아무렇게나 둘러매던 배낭
돈 주고 산 것이기에
타인으로부터 내 것임을 인정받았기에
나는 아무 거리낌 없이 내 소유로 여겼다

넣을 게 많을 땐 조금 더 컸으면,
적을 땐 조금 더 아담했으면
그의 능력 이상을 요구하곤 했으나
내가 누구의 소유가 아니듯
그도 내 소유가 아님을 알았을 때
나는 그를 힘껏 끌어안았다
처음으로, 사랑으로

히말라야 같은 고봉은 산이 허락해야만
오를 수 있다는 어느 산악인의 말처럼
등산 배낭도 지금까지
그가 허용했기에 쓸 수 있었던 것임을
나는 소유에 대한 패러다임의 혁명을 느꼈다

내가 세상에 존재하듯
배낭도 세상에 존재하며
이 세상 무엇도 누구의 소유가 아닌
모두가 홀로 존재하는 것임을 깨달았을 때
나를 사랑하듯 그를 사랑하며
그에게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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