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귀갓길
신타
11월의 초순
어둠이 내리는 시간
자전거 타고 가는 귀갓길은
쌀쌀한 것일까 쓸쓸한 것일까
얼른 집안의 온기에 묻히고 싶다
집에 오자마자
보일러부터 틀고
한숨 돌리게 되지만
가로수 아래 쌓인 낙엽은
여전히 마음속에서 흩날린다
껴입으면 낮에는 덥고
덜 입으면 해거름에 추운
하루하루가 다른 날씨
옷 맞춰 입기가 성가시다
늦가을이 들어서는 날쯤엔
나무에게도 갱년기일까
이유없이 잎마다 붉어지고
나날이 가벼워지는 몸과 마음
세상사 내려놓고 부는 바람따라
어디론지 정처없이 흔들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