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다는 것
나는 얼마 전부터 모든 일은 나를 위해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달아,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이러한 앎이 체화될 수 있도록 나름 노력해왔다. 당시의 깨달음이 적힌 글을 간간이 읽어본다든지, 또는 이러한 내용을 이해하는 지인과 함께 대화를 나눈다든지 하는 등의.
그런데 여기서 '나'라는 게 무엇이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내 몸 (더러는 마음)을 나로 여기곤 한다. 평소에는 몸이라는 게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내 몸이 나라는 동일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도 지난 일 하나가 의식 안에서 떠오르길래, 그 모든 게 나를 위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되새기는데 문득, 여기서 '나'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잠시 돌이켜보니 그 모든 게 내 몸이나 마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왔음이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내 몸' 또는 '내 마음'을 '나'와 동일시한 것이다. 그 순간엔 몸 마음을 나로 본 것이다. 이제 다시 정리해 보련다. 나를 위해서 모든 일이 일어난다고 할 때의 나는, 몸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며 그렇다고 영혼만도 아닌, 몸과 마음과 영혼 모두인 것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내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위해서 일어난다. 내 몸과 마음과 영혼이 원해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그렇다. 여기에 예외란 없다. 그리고 나란, 몸과 마음과 영혼의 삼위일체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