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무형의 상

신타나 2021. 12. 8. 23:03

무형의 상  /  신타


물처럼 바람처럼 살고자
생각은 하면서도 우리는
마음속에 멋진
동상을 세우고자 한다
오래 간직하고픈
무형의 상을 조각한다

나란 무형도 아닌
아무것도 없음이거늘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물처럼 바람처럼
자유로워야 하거늘
오히려 무형의 집을 짓는다

담을 쌓지 않고
벽을 세우지 않을 때
젖과 꿀이 흐르리라
웃음과 인정이 넘치리라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리라
자유의 물결이 파도치리라

집을 허물고
담장을 부수며
동상조차 없애버리자
우리는 무형의 상이 아닌
춤추는 허공이자
그림자 없는 빛이다

아무것도 없음이 곧
모든 것이자 전체다
아무것도 없는
내 안에서 모든 게 나온다
빛과 그림자
삶과 죽음까지도

엄청난 죽음조차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생의 끝에 서 있는
절벽 같은 죽음이란
1막 끝나고 2막 시작되는
삶의 막간일 뿐이다

다음 회에 이어질
드라마 내용이 궁금하듯
죽음 이후가 궁금한 것일 뿐
궁금함을 넘어 불안하겠지만
드라마가 계속되듯
삶이라는 드라마는 영원하다

있지도 않은
지옥을 피하고자
보험을 들어두지 마라
천국행 티켓을 사지 마라
그보다는 차라리
이웃에게 베풀어라

마음의 벽을 세우지 말고
관심과 친절을 보여라
그런 다음 이성이 아닌
마음속 감정을 따라가라
해야만 하는 일은 없다
마음 가는 대로 행하라

자유의지란 해야만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없음이다
신의 뜻이 내 뜻은 아니지만
내 뜻이 곧 신의 뜻이다
우리가 하고자 한다면
신 안에서 능치 못할 일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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