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또는 수필

부모미생전 父母未生前

신타나몽해 2022. 1. 2. 09:49
부모미생전 父母未生前


우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오로지 앞으로 나갈 수 있을 뿐. 그러니 생각 이전, 태어남 이전, 존재 이전이니 하는 등의 말은 가당치도 않은 표현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각하고 있으며, 이미 태어나서 존재하고 있는데 생각 이전, 존재 이전을 누가 어떻게 감히 상상할 수 있으며 느낄 수 있단 말인가.

플라톤의 이데아처럼 공허한 관념일 뿐이다. 헤겔의 변증법에서와같이 정에서 반을 거쳐 합으로 가는 것이지, 반에서 다시 정으로 가거나 합에서 도로 반으로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오직 정반합의 순서대로 가는 것이며, 합은 또다시 정이 되어 계속 순환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생각 이전. 존재 이전. 부모미생전이니 하는, 말하는 본인조차 알지 못하는 공허한 표현일랑은 되도록 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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