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또는 수필

신의 나툼 (신의 현현 顯現)

신타나몽해 2022. 1. 4. 06:20
신의 나툼 (신의 현현 顯現)


일상이 신이고 기적이 신이다. 신은 특별하지 않다. 평범한 일상과 기적적인 사건 등 모든 게 신이다. 부분적으로 보면 평범과 기적은 뚜렷이 다른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 모두가 평범한 일상일 뿐이다. 길을 걸어가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고 해서 그건 일상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기적적인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그건 평범한 일이 아닐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의 나툼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신이며, 의식은 동물과 식물은 말할 것도 없고 무생물을 비롯하여 심지어 허공에도 존재한다. 그래서 신은 무소부재하다고 하는 것이다.

의식이 허공에는 없고 물체에만 있는 것도 아니며, 또는 물체에는 없고 생명체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생명체 중에서도 식물에는 없고 동물에만 있는 것도 아니며, 동물 중에서도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신은 텅 빈 침묵이며, 무시공 無時空의 존재이기에 무소부재한 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빈 공간이 있어야 무언가가 새로 들어갈 수 있으며, 고요한 상태에서 소리가 제대로 들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고로 신은 무시공의 텅 빈 의식이며 여기에서 인간 영혼과 물질 우주 등,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유형·무형의 모든 것이 생겨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형으로는 무생물뿐만 아니라 빈 허공도 신의 의식이며, 무형으로는 우리의 감각과 감정·생각·의지·기억 등 모든 것이 곧 신의 의식이다. 한마디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 움직이는 몸이 바로 신의 의식이자 나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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