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란 과정일 뿐이다/ 신타
나를 비우는 게 아니라
깊이 뿌리 내린 두려움
그것을 없애는 것일 뿐
내가 나를 비운다는 말은
눈이 눈을 본다는 것처럼
말에 지나지 않는 허깨비
보이는 모든 게 나인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 또한 나이며
나란 사라질 수 없는 존재인
밝음 속에 한 꺼풀 밝음마저
더 벗겨지고 사라진 그 자리
오롯하게 서 있는 거기 나는
저마다 내면에 자리하는 두려움
우리가 정녕 바라는 깨달음이란
하나씩 벗겨내는 과정일 뿐이다
자신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
환해지고 나서도 계속 이어지는
영감의 빗물 담아내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