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또는 수필

몸에 밴다는 말

신타나 2022. 4. 8. 15:31
몸에 밴다는 말


예전에 탔던 자전거나 스케이트를 몇십 년이 지난 다음 다시 탈 경우에도, 타는 방법을 잊어버리지 않았을 때 우리는 이를 몸이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조금만 깊게 생각해본다면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몇십 년은 고사하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모든 세포가 교체된다.

몸이 예전의 몸이 아닌데 어떻게 몸이 기억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몸이 여전히 예전의 몸과 같을 것이라는 어리석은 착각의 산물이다. 근육은 말할 것도 없이 뼈조차도 6개월이면 모든 세포가 새롭게 바뀐다는 게 과학이 밝혀낸 지식인데, 우리는 이를 망각하고 있음이다. 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거의 망각하는 채로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무엇 덕분에 우리는 몇십 년 전에 몸에 익혔던 일을, 처음 배울 때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고도 쉽게 반복할 수 있을까? 그게 바로 유형의 힘이 아닌 무형의 힘이다. 무형의 힘을 잠재의식이라고 하든, 아니면 초자아 또는 영혼이라고 하든 명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유형의 무엇이 아닌 무형의 무엇이라는 얘기다.

이른바 과학자들은 무형의 존재를 잘 믿으려 하지 않지만, 그들의 내면에 있는 생각과 말과 감정이 바로 무형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음일 뿐이다. 어리석은 똑똑이들이다. 결론적으로 6개월 이상 몸에 밴 것은, 무형의 잠재의식에 저장되어 몇십 년이 지난 다음에도 어렵지 않게 다시 몸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게 이 글에서 주장하는 요지다. 몸에 배서 그런 게 아니라, 잠재의식에 저장이 된 때문이라고 나는 보는 것이다.

'단상 또는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물찾기  (0) 2022.08.15
정체성의 꼰대  (0) 2022.07.24
시간의 광야  (0) 2022.04.08
감각기관과 전자기기  (0) 2022.04.01
이성 理性이란  (0) 2022.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