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을 때

신타나몽해 2022. 9. 5. 13:18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을 때 / 신타


빗물이 고인 위에 연달아 떨어지며
파문을 만들어내는 빗방울
창문 밖 당연했던 풍경이
당연하지 않을 때

귓가에 들려오는 빗소리 언제 어디서
처음 들렸을까가 문득 궁금해지는
능소화에 매달린 주황색은
어떻게 처음 생겼을까 하는
부질없음 속에서 피는 한 편의 시

가지 끝에 나란히 매달려
바람에 나부끼는 이파리들
예전부터 보아온 모습이지만
새삼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맑게 갠 한낮에도
태양이 도는 것처럼 보이는 감각의 오류
지식으로는 알아도 오류를 깨닫지 못한 채
감각을 하늘처럼 섬기는 여전히 낮은 자세

늘 함께하는 식탁 위에 놓인 풍경들
앞에 놓인 빨간 머그잔이
내 몸과 다를 바 없이 느껴질 때
비로소 몸에서 벗어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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