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징검다리

신타나 2022. 9. 6. 15:18


징검다리 / 신타


내려놓는 게 아니라
줄이는 것이라고 했던가
사랑도 집착도
욕심을 조금만 내도록 해볼 게
맘 찜찜하게 해서 미안해

살면서 미안하단 말
여태 안 하고 살았던 것 같은데
지금도 안 하고 싶은데
내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 같아
눈물이 나와

태풍과 함께 쏟아진 비에
이제는 기억으로만 남은
엊그제 함께 건너던 징검다리
소용돌이치는 냇물은
세상 살아가는 마음이겠지

흐려졌다가 맑아지고
흘러넘쳤다가 가라앉는
사랑하다가 미워하고
밉다가도 사랑스러워지는 건
냇물처럼 흘러가는 마음이겠지

불어난 물에 사라진 징검다리
여전히 넘쳐흐르는 냇물
가두거나 남길 것 하나 없어도
흘러가고 있음 거기에
아무것도 없는 내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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