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게 사램이제 / 신타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와
"긍게 사램이제"라는 구절에선
동감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사람이니 실수를 하고
사람이니 배신을 하고
사람이니 살인도 하고
사람이니 용서도 한다"는 말씀이
어느 경전 구절보다 성스러웠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와
"긍게 사램이제"라는 간격을
오늘도 나는 걷고 있다
지나가 버린 애증의 기억도
아직 오지 않은 상상도 아닌
나 자신과 그리고 타인을,
실수하고 배신하고 살인하는 우리를
이제부턴 더욱더 용서하고 사랑하리라
감각 속의 사람도 아니며
기억 속의 사람도 아닌
보이지 않는 알 수 없음
무형으로 존재하는
감각 자체와 기억 자체가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는
바로 우리 자신이므로
★ 겹따옴표는 정지아 작가의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기'에 나오는 구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