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시월

신타나몽해 2023. 10. 6. 10:31

시월 / 김신타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될 때쯤
나는 비로소 석양처럼 익어가고
시월에 매달린 열매처럼 노을 진다

삶과 죽음이 하나가 될 때쯤
나는 비로소 내게서 벗어나
많은 사람들 중 하나가 된다

시월 어느 한가로운 아침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나는
내가 전부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저마다 자신만의 세상에서
혼자 살아가기에 무아 無我일 터

나 하나뿐인 세상이므로
나를 위해 남을 돕고자 함이며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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